[CEO풍향계] '진실 공방' 최종구-이석주…'알짜 매각' 조원태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는 'CEO 풍항계' 시간입니다.<br /><br />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은 인수·합병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까지 벌이고 있는데요.<br /><br />이번 주는 난기류에 휩싸인 항공업계의 CEO 소식을 배삼진, 한지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요즘 항공업계에서 제일 답답한 상황에 처한 CEO가 있다면 이스타항공의 최종구 사장이 아닐까요.<br /><br />최 사장의 마지막 소임은 제주항공과의 인수·합병 성공일텐데,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.<br /><br />이상직 민주당 의원이 체불임금 해결을 위해 이스타항공 지분을 다 내놓자 지난달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제주항공에 이스타항공 인수작업을 서둘러달라고 요청했죠.<br /><br />하지만 제주항공이 선행조건 이행을 요구하며 빚을 갚으라고 하자 진실 공방까지 벌이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이스타항공이 지난 3월 운항 중단, 이른바 셧다운을 결정하고 구조조정을 추진한 것이 다 제주항공의 뜻이었다는 겁니다.<br /><br /> "셧다운이라는게 항공사의 공유한 부분이 사라지는 거잖아요. 우리는 조금이라도 영업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…"<br /><br />결국 제주항공과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습니다.<br /><br />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이 어려운데,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이스타항공만 정부 지원금을 못 받았죠.<br /><br />극적인 타협점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, 최 사장은 가장 어려운 길을 가야할 수도 있습니다.<br /><br />이스타항공에 셧다운 지시를 했다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이사도 난감한 처지가 됐습니다.<br /><br />AK홀딩스는 제주항공의 지주회사로 이 대표이사는 전임 제주항공 사장이었습니다.<br /><br />관련 녹취록이 공개되자 지시가 아니라 조언, 강제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.<br /><br />이스타항공의 셧다운은 어디까지나 이스타항공 측의 의사결정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.<br /><br />좀 들어볼까요.<br /><br /> "지금은 셧다운 하는 것이 나중에 관으로 가게 되더라도 이게 맞다."<br /><br />구조조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터졌죠.<br /><br />이스타항공 노조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구조조정 목표가 405명, 보상비용 52억5,000만원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.<br /><br />이 부분도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제공한 것이라며 발을 뺐습니다.<br /><br />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오는 15일까지 선행조건을 이행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습니다.<br /><br />이스타항공이 800억원이나 되는 빚을 갚을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 인수 파기를 위한 명분쌓기라는 시선이 지배적입니다.<br /><br />국내 1위 국적항공사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죠.<br /><br />당장 내년까지 2조원의 자본 확충에 나서지 않으면 대한항공은 채권단에 넘어갑니다.<br /><br />결국 대한항공 내 알짜 사업부서로 통하는 기내식 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.<br /><br />매각 금액은 대략 1조원 정도로 예상됩니다.<br /><br />1조1,587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유상증자까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, 다른 부문 추가 매각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.<br /><br />기내식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3,500억원, 영업이익은 300억원으로 현금 수익을 꾸준히 창출하는 '캐시 카우' 역할을 해왔습니다.<br /><br />이런 사업을 매각한다는 건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라는 방증인 셈이죠.<br /><br />하지만 기내식 사업은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애착을 갖고 있었는데요.<br /><br />앞서 '남매의 난'이 벌어진 이유도 조 전 부사장의 측근인 기내식 사업담당 임원이 퇴출됐기 때문이란 얘기가 나왔는데요.<br /><br />한 식구였던 기내식 사업부문 직원들의 반발을 어떻게 극복할 지도 숙제입니다.<br /><br />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조만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.<br /><br />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을 만난 지 벌써 2주가 넘었습니다.<br /><br />이 회장은 정 회장에게 인수 의사를 분명히 하면 인수 조건을 완화해줄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죠.<br /><br />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건 그만큼 생각할 게 많다는 얘기겠죠.<br /><br />HDC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 발생 투자자 모집에 나섰지만 흥행에 실패했는데요.<br /><br />결국 판이 깨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는데, 정 회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국내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생존조차 위협받고 있는데 전 세계 항공업계가 비슷한 사정입니다.<br /><br />각국 정부가 기간산업인 항공업 지원에 나서고 있는데 국내 업계에서 우리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옵니다.<br /><br />정부가 좀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.<br /><br />이번 주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